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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상업용부동산 급락에 국내금융사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비상
    부동산스터디 2024. 2. 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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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조달러 규모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가파르게 이어진 금리 인상에 따른 본격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투자자들이 빌딩을 대거 매물로 내놓으면서 가격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관련 채무 불이행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리스크도 커지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주요 도시의 핵심 업무 지구 내 오피스 빌딩이 대거 절반 가격으로 팔리거나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소유한 1740 빌딩을 담보로 한 채권이 기존 보다 약 5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세번째로 높은 오피스 타워인 에이온 센터는 지난 1210년전 매입가격보다 45% 낮은 14780만달러에 팔렸다. 캐나다 연기금(CPPIB)은 최근 맨해튼 내 오피스 타워의 지분을 모기지 부채와 운전 자본을 함께 넘기는 것을 조건으로 단돈 1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막대한 실패를 보고 최소 1조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CRE)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그룹의 손실 규모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의 전수 조사 자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총 782건으로 나타났다.

     

    고객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 등과는 별개로 금융그룹들이 자체 집행한 투자로, 전체 원금은 203868억원 규모다. 투자 원금 규모는 하나금융 62458억원 KB금융이 56533억원 신한금융이 39990억원 농협금융 23496억원 우리금융 21391억원 순이다.

     

    5대 금융그룹은 이 중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 512건의 투자에 총 104446억원의 원금을 투입했다.

     

    현재 이 자산들의 평가 가치는 총 93444억원으로, 애초 투입한 원금보다 11002억원이 줄어든 상태다. 전체 평가 수익률은 -10.53%에 달한다.

     

    금융그룹별 투자 원금 대비 평가 가치를 보면, 하나금융(-12.22%), KB금융(-11.07%), 농협금융(-10.73%) 등이 -10%에도 못 미쳤고, 신한금융은 -7.90%, 우리금융은 -4.95%였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한 5대 금융그룹의 내부수익률(IRR)을 보더라도 손실 규모가 컸다. IRR 산출이 가능한 투자 514건 중 약 10%(51)가 마이너스였다. 이런 투자 실패에 따라 금융그룹 실적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현재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역대 가장 빠른 하락 속도를 보인다""올해 금융사 실적을 좌우할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 또한 최근 5대 금융그룹을 비롯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개시했다.

     

    금융그룹들의 세부 투자 내역을 들여다보면 원금을 전부 손실한 것으로 평가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패 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KB증권은 지난 201410월 미국 뉴저지의 한 상업용 빌딩에 1796800만원을 수익증권 형태로 투자했는데, 현재 평가 금액이 107500만원에 그쳤다. 평가 수익률을 따지면 -94.02%에 불과하고, 누적 배당금 971100만원 등을 반영하더라도 IRR-14.14%로 저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2012월 미국 전역의 30개 호텔로 포트폴리오를 짠 수익증권에 218872만원을 투자했는데, 현재 평가 금액이 167000만원으로 줄었다.

     

    이러한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 가운데 상당수가 2020년 이후 집행됐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역사적인 저금리 국면에서 금융그룹들이 과감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입었단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총 491994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기록한 5대 금융그룹이 나라 밖에서는 고전한 것이다.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대출 채권, 신용공여, 채무보증 등 대출 형태로 집행한 투자 규모는 약 99421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이 36297억원(98)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도 28494억원(47)에 달했다. 이어 우리금융(17086억원, 63), 신한금융(12193억원, 49), 농협금융(5351억원, 13) 등 순이었다.

     

    대출의 경우 대부분 투자 금액과 현재 평가 금액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등 담보 가치가 크게 하락해 손실을 본 경우도 있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연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그룹들의 연쇄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금융그룹들은 저마다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전환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며 이어 "오피스 수요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렵다""오피스 공실률이 올해 최대 19.8%로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부동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외부동산 관련 펀드를 비롯한 수익증권 투자와 대출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약 20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북미(미국·캐나다) 지역 부동산 관련 건만 약 114천억원으로, 비중(55.9%)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업권별 익스포저는 5대 금융그룹 계열 은행(75333억원)이 가장 많았고, 이어 증권사(35839억원생명보험사(27674억원손해보험사(16870억원) 등의 순이었다.

     

    최근 수년째 미국 등 해외 부동산 시장이 높은 공실률의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가라앉으면서, 5대 그룹의 관련 대출·투자 자산의 건전성도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해외 부동산 침체는 관련 대출이나 투자를 집행한 주요 금융사의 건전성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의 손실로도 이어진다. 은행·증권사 등이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펀드 등 수익증권을 쪼개서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판매해서다.

     

    현재 5대 금융그룹의 해외부동산 펀드(사모·공모) 판매 잔액은 총 1163억원으로, 이 가운데 4066억원(상반기 1980억원·하반기 2086억원)어치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만기 도래한 해외부동산 펀드에서 확정된 손실은 지금까지 57억원 정도지만, 확정 손실 규모가 수 십억원 뿐이라도 관련 잠재 손실 위험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손실이 불가피한 경우 투자자 간 합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해가며 손실 확정 시점을 늦추는 사례가 많아서다. 해외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를 기대하며 최대한 시간을 끄는 셈이다.

     

    5대 금융그룹은 현재까지는 해외 부동산 관련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해외 부동산 관련 개별 대출·투자 건에 대해 정밀 실사를 서두르는 등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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